여행 견문록

22.07.23 [강릉/당일치기] 기분 좋은 낯섦의 다른 이름, 설렘

빠블리또 2025. 2. 1. 00:43

새로이 동해안을 향하는 KTX 노선이 생겼다 한다. 서울에서도 짧은 시간에 걸쳐 편리하게 동해안으로 다다른다는 의미. 여름철 피서객들이 몰려 티켓팅이 쉽지 않았다. 강릉을 향하는 기차는 한달 전 오픈과 동시에 예매를 하니 겨우 여유롭게 발권했다.

여행길을 나서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설렘이 가득찬 표정이다. 나도 고대하던 바닷가로 향하는 여행에 벅차는 기쁨으로 기차를 탑승했다. 비교적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지역이다 보니 기차 자체의 컨디션이 굉장히 우수한 편. 좌석마다 배치된 무선 충전기는 정말 신세계를 보는 듯 했다.

사천진항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잡아 무작정 사천진항으로 향한다. KTX로 왕복하는 뚜벅이 여행이다 보니 먼길에서부터 기차역에 가까운 곳으로 온다는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오기 전 일기예보 속의 연일 이어진 비 소식에 다소 노심초사하였으나 실제 날씨는 챙겨온 우산이 무색하게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날씨가 강릉을 방문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숨막히는 습기에 둘러싸여서 우산을 양산 삼아 사천진 해변을 거닐어 보니 동해안에 당도했구나 실감하게 되었다.

제주해인물회 멍게전복물회
제주해인물회 멍게전복비빔밥

사실 강릉역에서 바로 사천진 해변에 왔던 주목적은 현지인들도 줄서서 먹는다는 멍게비빔밥을 점심으로 먹기 위해서였다. 난생 처음 멍게비빔밥을 접해본 나는 반반의 설렘과 걱정으로 맞이했다.

허나 해산물의 칠할 이상은 신선도가 결정하지 않는가. 사진으로만 봐도 뚫고 나오는 그 신선함과 때깔에 감탄했고 그 맛은 오묘하고 깊은 맛이었다. 톡쏘는 멍게와 아삭한 전복의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

더군다나 창가 자리에 앉아서 낯설지만 재밌는 선착장 풍경을 만끽하며 맛 좋은 음식을 음미했다. 강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으로 꼽히는 그때, 설렘 가득한 여정의 시작.

강릉 아르떼뮤지엄


다음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아르떼 뮤지엄이다. 전국 주요 도시 중 몇 곳에 아르떼 뮤지엄이 생겼는 데 강릉도 그 중 하나다. 평소에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굳이 시간을 내지 않으면 어느 아르떼 뮤지엄도 방문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이참에 한번 방문해 봤다.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화려한 영상과 구조물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은 그 자체만으로 입을 벌어지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강문해변 스타벅스에서 바라본 풍경


당일치기 여행이라 아쉬운 대로 가장 가까운 해변인 강문해변으로 향한다. 해변가 바로 앞에 위치한 스타벅스는 3층짜리 건물에 통창으로 내부가 이루어져 해수욕장의 파도치는 풍경을 감상하며 티 타임을 즐길 수 있다.

바닷가를 보며 물멍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은 평안해진다. 확실히 피서철이라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러 온 단체 여행객들도 많이 보였다. 모두들 즐거운 한때를 보내겠구나.

전국5대짬뽕 중 하나인 교동짬뽕


강릉에 전국5대짬뽕 중 하나가 있다는 것을 아는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이 맛집탐방을 즐기는 내게 지나칠 수 없는 교동짬뽕. 짬뽕에 눈이 멀어 허겁지겁 먹으려다가 이미 섞고 있는 중 사진을 촬영했다.

그만큼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발산하는 음식이었으며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 고기와 조개가 적절히 섞인 풍미가 일품이었다. 나는 전국5대짬뽕 중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맛을 보았는 데 강릉 교동짬뽕은 2등이었다. (참고로 1등은 대구 진흥반점)

교동짬뽕으로 여행의 화룡점정을 찍은 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강릉역으로 향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