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菊, 소국.작은 국화.어느날은 생애 처음으로 소국 한단을 꽃꽂이 했다.꽃 한단의 양이란 가히 어마무시하기에, 서투른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꽃줄기를 공병에다 꽂았다. 공병의 입구는 비좁고 한단에 담겨진 모든 꽃의 키는 같지 않기 때문에, 공병에 맞게 줄기마다 재단을 하다보면 미처 병에 담을 수 없는 자투리 꽃줄기들이 있었다.떼를 지어 무자비하게 신문지에 팽개쳐 있는 이 자투리들을 보면서 측은지심이 들었다. 뒤늦게 큰 줄기에서 뻗어나와 아직 작은 키를 가지고 있지만 너네도 충분히 영양분을 받으면 꽃을 피울텐데…자투리들이 눈에 밟혀 도저히 신문지 위에 난도질 되어있는 잎사귀, 빈 줄기와 같이 버릴 수는 없었다.그리하여 자투리들을 모우고 모아 작은 유리잔에 한꺼번에 담았다. 이름하야 콩나물소국이.얇은 줄기를 ..